춘추시대 (春秋時代)
춘추시대 (春秋時代)
춘추시대(春秋時代, 기원전 771년 ~ 기원전 403년 또는 기원전 453년)는 중국사에서 동주 시대의 전반기에 해당합니다. 주나라 왕실의 권위가 약화되고 여러 제후국들이 난립하여 패권을 다투던 시기입니다. 이 시대의 명칭은 노나라의 연대기인 《춘추》(春秋)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시대적 배경
서주(西周) 왕조가 견융(犬戎)의 침입으로 수도 호경(鎬京)을 잃고 동쪽의 낙읍(洛邑, 현재의 뤄양)으로 천도한 기원전 771년부터 진(晉)나라의 대부였던 한(韓), 위(魏), 조(趙) 삼씨가 독립하여 제후로 인정받은 기원전 403년(또는 기원전 453년)까지를 가리킵니다. 주나라 왕실은 명목상의 권위만 유지했을 뿐, 실제적인 힘은 각지의 제후들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요 특징
- 왕권 약화와 제후들의 발호: 주나라 천자의 권위가 실추되고, 제후국들이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며 서로 경쟁하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 패자(覇者)의 등장: 제후들 중에서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력을 바탕으로 다른 제후들을 이끄는 '패자'가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패자로는 제나라 환공, 진나라 문공 등이 있습니다.
- 잦은 전쟁과 외교: 제후국 간의 세력 다툼으로 인해 전쟁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외교술과 동맹 관계가 중요해졌습니다.
- 철제 농기구의 사용과 농업 생산력 증대: 철기가 보급되면서 농업 생산력이 향상되었고, 이는 사회 변화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상업과 도시의 발달: 농업 생산력 증대와 함께 상업이 발달하고 도시가 성장했습니다.
- 사상의 발전 (제자백가): 사회 혼란 속에서 다양한 사상가들이 등장하여 각자의 이념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제자백가(諸子百家) 시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공자(孔子)도 이 시대의 인물입니다.
- 신분 질서의 변화: 기존의 혈연 중심의 봉건 질서가 점차 능력 위주의 관료제로 변화하는 조짐이 보였습니다.
주요 제후국과 패자
춘추시대에는 수많은 제후국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국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춘추오패(春秋五覇)'로 불리기도 합니다.
| 패자 (일반적인 설) | 출신 국가 | 주요 업적 |
|---|---|---|
| 제 환공 (齊 桓公) | 제 (齊) | 관중(管仲)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을 이루고, '존왕양이(尊王攘夷)'를 내세워 중원의 질서를 유지하려 함. |
| 진 문공 (晉 文公) | 진 (晉) | 오랜 망명 생활 끝에 즉위하여 진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고, 성복 전투에서 초나라를 격파함. |
| 초 장왕 (楚 莊王) | 초 (楚) | 초나라의 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중원 제후들을 압박함. '일명경인(一鳴驚人)' 고사의 주인공. |
| 오왕 합려 (吳王 闔閭) | 오 (吳) | 손무(孫武)와 오자서(伍子胥)를 등용하여 오나라를 강국으로 만들고 초나라를 여러 차례 공격함. |
| 월왕 구천 (越王 句踐) | 월 (越) | 오나라에 패배한 후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복수를 준비하여 결국 오나라를 멸망시킴. |
* 춘추오패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합니다. (예: 송 양공, 진 목공 포함설 등)
춘추시대의 종말과 전국시대의 시작
춘추시대 말기로 갈수록 제후국 내에서도 대부(大夫)들의 세력이 강성해져 기존 제후를 위협하는 하극상(下剋上)이 빈번해졌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진(晉)나라에서 한씨, 위씨, 조씨 세 대부가 실권을 장악하고 결국 나라를 셋으로 나누어 독립한 사건(삼가분진, 三家分晉)입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약육강식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전국시대(戰國時代)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입니다.
문화와 사상
춘추시대는 혼란기였지만, 동시에 사상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운 시기였습니다. 사회적 변동과 정치적 불안정은 새로운 사상과 철학이 태동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공자(孔子)가 등장하여 인(仁)과 예(禮)를 바탕으로 한 유교(儒敎) 사상을 정립했으며, 이는 이후 중국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도가(道家), 법가(法家), 묵가(墨家) 등 다양한 학파의 사상가들이 활동하며 제자백가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주요 사상가
- 공자 (孔子): 유교의 시조. '논어'를 통해 그의 사상이 전해짐.
- 노자 (老子): 도가의 시조로 알려져 있으며, '도덕경'의 저자로 전해짐. (활동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음)
- 손무 (孫武): 병법가. '손자병법'의 저자로 알려짐.